킹스맨 : 시크릿 에이전트, 201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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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5.04.01

 

 

 

수트빨 존나 좋아하는 내가 이 영화를 안 볼 수가 없지!

...겠으나 사실 정말 생각 없었던 영화였다;;;; 수트 하앍하앍 하는 내가 왜 이 영화가 안 땡겼는지 모르겠다. 아무리 입소문이 돌고 주위에서도 재밌다 재밌다 해도 안 동했었는데, 마침 지난 주에 친구가 영화 할인권을 주길래 별 생각없이 "킹스맨 아직 안 봤는데 아직도 하고 있으려나?" 라 말했었다. 그 할인권 받아놓고도 일본 여행 갔다오고 어쩌고 하다보니 1주일이 지나고 나서 지갑에 할인권이 있다는 게 생각이 나 신데렐라 볼까 뭐 볼까 하면서 메박 사이트 들어가보니 우리집 앞 영화관에서 킹스맨이 아직도 상영하고 있는 것을 발견! 와, 이 영화가 어지간히 입소문이 돌긴 하나 보네 라 하며 드디어 나도 보았도다! 아마 나 보라고 아직도 상영하고 있었나 봄*-_-*

 

피가 흥건하다 못해 폭포수처럼 쏟아져도 모자랄(...); 장면들이 많음에도 그런 장면들을 유머러스하게 처리했을 뿐 아니라 콜린 퍼스의 완벽한 수트빨과 "젠틀맨"이 깊이 각인돼서 반으로 갈라지든 목이 날아가든 별 상관 없게 느껴졌다. 후반부에 수십명의 머리가 폭발하는 장면을 색색깔 폭죽이 펑펑 터지는 것처럼 표현해 놨던데, 이게 좀 인상 깊었다.

 

젠틀맨, 수트, 우산, 톱햇, 시계, 매너 같은 아이템 설정의 스파이물은 영국이라서 더 잘 어울렸다. 미국에서 젠틀맨? 톱햇? 정말 안 어울렸을 듯.

 

근데 이 영화 보면서 하나 더 생각난 게, 영국인들은 미국을 정말 참 싫어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는 거. 같은 영어 쓰고 영국은 미국의 최우방국이지만, 영국 사람들 미국 정말 싫어하는 것 같다;;;; 영드 같은 거 보면 뒤에서 미국인 까고 얕잡아보는 장면들을 은근 볼 수 있음ㅋㅋㅋ 이 영화에서도 악당은 미국인이고 (사무엘 잭슨인 거 모르고 있다가 크레딧 스크롤 보고 알았음) 뒤통수가 오바마처럼 생긴 미국 대통령도 머리가 터져서 죽었다.

 

노아의 방주 설정의 선택적 인간 말살이라는 소재는 그다지였지만... 재밌게 잘 봤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