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2월 30일 - drive my car

diary
2021.12.31

maybe 올해의 마지막 극장관람 영화가 될 듯

날씨만 안 추우면 내일 티탄 볼텐데 날씨가 너무 춥고

티탄 호불호 엄청 갈려서 (전작 <로우>도 보기 힘들었던 터라)

아직 힘든 이 몸뚱아리를 이끌고 강추위를 해쳐서 아트하우스까지 가서 볼 영화는 아닐 것 같다.

 

 

드.마.카는 정말

한 두어번 빠꾸했다.

보려다가 말고 보려다가 말고

원래는 어제 볼 예정이었는데 엊그제 외래 갔다와서 컨디션 정상화를 위해 쉬었더니

오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네????

그래서 오늘도 좀 고민했다. 볼까 말까.

사실 러닝타임이 2시간 정도였으면 이런 고민 안 했을텐데 러닝타임이 3시간이라....

근데 고민이 무색하게 3시간 동안 화장실 한 번도 안 가고 한방에 끝냈음🤗 보길 잘했다.

망설임을 접고 세수하고 화장하고 옷 갈아입은 나에게 👍👍👍

오히려 다 끝나고 타이틀 올라가는데 '벌써 끝났다고?' 이랬음

 

그 정도로 확 몰입해서 봤다

초반은 솔직히 너무 무라카미 하루키 냄새가 팍팍 나서 ㅋㅋㅋㅋㅋㅋ

이거 하루키 스타일 싫어하면 호불호 좀 있겠다 싶었는데

이 부분이 40분 가량의 프롤로그였음.ㅋㅋㅋ

본편은 약 2시간 20분.

근데 생각해보니까 엄청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서스펜스가 있거나 화려한 무언가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이 영화가 어떻게 3시간동안 꿈쩍도 안 하게 만들 수 있었을까? 정말 신기하다. 신기한 연출의 힘과 이야기의 힘! 하마구치 류스케의 전작 <아사코>는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못해서(...) 엄청나게 오글거렸는데도 2시간 동안 빠져들어서 봤고 변곡의 순간순간, 그리고 그 선택이 너무 인상 깊어서 재밌게 봤었는데... 이번 영화도 참 대단하다. 일본영화계는 하도 암울하다 암울하다 해도 아직 명감독이 1명씩 나오는 게 대단.

 

러닝타임 5시간 반짜리 해피아워는 언젠가...

하마구치 류스케가 각본 쓴 스파이의아내 놓친 게 아쉬워서 꼭 볼 것이다

내년 개봉예정인 우연과상상 기대하고 있음. 제발 한가해서 꼭 볼 수 있길 바란다

 

 

12월 마지막을 스파이더맨:노웨이홈과 드.마.카 같은 명작들로 마무리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

좋은 영화를 감상함으로써 얻는 행복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가 안 되는 것 같다

내일은 아마 집에서 넷플 돈룩업을 보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지 않을까 싶은ㅋㅋㅋㅋㅋ...

원래 종무식 나가야하는데 추워서 취소됨ㅋㅋㅋㅋㅋ 개꿀!